고양이 두유 마셔도 될까

물 마시기를 싫어하는 귀여운 고양이 한 마리.
사료만 먹고 버티는 날이 많다 보니 보호자는
수분 보충에 늘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어느 날, 자신이 마시던 두유 한 모금을
고양이에게 건넸다.
별다른 반응 없이 잘 마시길래 ‘괜찮겠지’ 하고 넘겼다. 하지만 이 선택, 정말 안전한 걸까?
고양이와 두유
고양이는 생물학적으로 육식동물이다.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단이 기본이며, 탄수화물이나 식물성 단백질을 소화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콩에서 유래한 두유는, 아무리 식물성이고 부드러워 보여도 고양이의 소화계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두유에는 ‘이소플라본’이라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들어 있다. 사람에게는 항산화나 심혈관 보호 효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고양이의 몸은 다르다. 특히 중성화 전후이거나 호르몬 균형에 민감한 개체에게는 불필요한 내분비 교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유가 고양이에게
불편을 줄 수 있는 이유들
소화 효소 부족
고양이는 콩에 포함된 복합 당분(예: 스타키오스, 라피노스)을 소화할 효소가 부족하다. 그 결과로 가스, 설사, 복부 팽만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불필요한 식물성 에스트로겐
장기 섭취 시 이소플라본이 호르몬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노령묘, 중성화 전후의 고양이, 질병 이력이 있는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시판 두유의 첨가물
대부분의 두유 제품에는 당분, 바닐라 향료, 인공 감미료, 식품 안정제 등이 포함돼 있다. 이런 성분들은 고양이에게 설사, 중독, 신장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유를 한두 번 맛봤다고 당장 큰 이상이 생기진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누적’이다. 고양이의 건강은 눈에 띄게 망가지지 않고 서서히 무너진다. 체중이 줄고, 변 상태가 나빠지고, 피모가 푸석해지거나 행동 변화가 느껴지는 건 시간이 지난 후다. 그리고 그 원인이 두유인지 아닌지는 보호자도 수의사도 단번에 판단하기 어렵다.
예외는 존재할까?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예외는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보호소에서 구조된 탈수 상태의 고양이에게 응급 수분 공급이 필요할 때나 고양이가 유당불내증이 심해 락토프리 우유도 거부할 경우 그리고 반려동물 전용 무첨가 콩 음료가 일시적으로 사용될 경우엔 이 경우에도 수의사의 명확한 지시와 성분 확인은 필수다.
그럼 고양이한테
가장 좋은 선택으로는?

- 물: 고양이에게 최선의 수분 공급원
- 습식 사료: 수분 함량 75~80%, 하루 수분 섭취량 충족 가능
- 고양이 전용 우유: 락토스 제거, 영양소 보강
- 무염 닭육수: 수분 보충 + 기호성 ↑
두유는 사람을 위한 식품이다.
고양이에게는 구조와 필요 자체가 다르다.
아무리 잘 마신다고 해도, 안전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습관이 되면 문제는 커지고, 건강 이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고양이에게 필요한 건 사람이 마시는 두유가 아니라
고양이만을 위한 수분과 영양이다.
지금 고양이에게 두유를 주고 있다면
오늘부로 멈추는 것이 가장 건강한 선택이다.
선택은 작지만, 그 결과는 분명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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